DDP는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운영합니다

메뉴 닫기

DDP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메뉴 닫기

상세 검색

닫기

공지사항

  • 일반공지
  • 2025-01-07 13:35:09
  • 조회수3334
일상의 조각을 천진난만한 그림으로 엮다 <서울라이트 DDP 2024 겨울> - 조구만 스튜디오 대표, 벤

일상의 조각을 천진난만한 그림으로 엮다 <서울라이트 DDP 2024 겨울> - 조구만 스튜디오 대표, 벤

당신의 변화에 Cheers!
영상 연출_조구만 스튜디오, 버스데이


스튜디오는 작디작지만 우주관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조구만 스튜디오의 대표, 벤(Ben)을 만나, DDP를 찾은 모든 이들에게 정감 넘치는 “Cheers!”를 외친 겨울 축제에 관해 들었다.

 

조구만 스튜디오 대표, 벤(Ben)

 

스튜디오 이름인 ‘조구만’이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라는 인식에서 온 걸로 알고 있어요. ‘조구만’이 담고 있는 의미는 단순 형용사 ‘조그만’과 다를 것 같아요.

맨 처음 스튜디오를 시작한 동기 두 명 중 한 명이 조디 작가였어요. 그의 이니셜을 따서 재미있는 이름을 짓다 보니 ‘조구만’이라고 지었고, 지금까지 그 이름을 쓰고 있어요. ‘조구만’은 ‘조그만’보다 어감이 귀엽잖아요? 작지만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름이고, 스튜디오를 관통하는 하나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해요.

 

DDP 겨울 축제 참여 의뢰를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순수한 환희의 감정이었어요. 이걸 하게 되면 굉장히 재미있고 ‘멋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니 이거 쉽지 않겠다 싶었어요. DDP처럼 거대한 스케일의 파사드에 영상을 연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조구만 스튜디오의 특징인데, 이번 작품에는 스튜디오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녹여냈나요?

요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연말에, 그러니까 끝과 시작 사이에서 우리가 느끼는 요동치는 감정들이 있잖아요? 지나온 날들을 후회하기도 하고, 앞으로 올 날에 기대를 품으면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기도 하는. 조구만 특유의 삐뚤빼뚤한 그림체에는 억지로 의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고자 하는 조구만 스튜디오의 아이덴티티가 담겨 있는데요. 이번 작품에도 저희의 그런 정체성이 녹아 있다고 생각해요.

 

당신의 변화에 Cheers!
영상 연출_조구만 스튜디오, 버스데이

 

<당신의 변화에 Cheers!>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이번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가장 주력한 부분이 있다면요?

처음 경험해 보는 스케일에 적용하기까지, 그리고 속도에 적응하기까지 시뮬레이션을 아주 많이 했어요. 버스데이의 조언을 참고해 수정 작업을 하기도 했고요. 컴퓨터로 볼 때의 속도와 실제 체감 속도가 너무 달랐거든요. 버스데이와 잘 조율하고 의논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든 것 같아요.

 

몸을 늘이고 줄이며 음악 분수처럼 변하는 브라키오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사실 영상 자체에 거창한 메시지나 메타포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에요. 말씀드린 대로 연말에 사람들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쉽게 전달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감각을 통해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싶었고, 누구나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 분수, 폭죽 같은 매개들을 떠올렸어요. 그래서 지난 5월 미국을 여행할 때 제게 엄청난 인상과 감동을 남겼던 ‘음악 분수’를 키워드로 영상을 전개했어요.

 

당신의 변화에 Cheers!
영상 연출_조구만 스튜디오, 버스데이

당신의 변화에 Cheers!
영상 연출_조구만 스튜디오, 버스데이

 

이번 전시작에서 관람객들이 특히 눈여겨볼 만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영상이 세 파트로 나눠져요. 과거를 깨고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가는 브라키오가 등장하는 첫 번째 파트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요동을 다양한 패턴들의 움직임과 속도, 음악, 비트로 표현하는 두 번째 파트. 마지막 파트는 평온한 느낌으로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느낌으로 펼쳐져요. 이 세 파트의 전개를 이해한다면 더 색다른 느낌으로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시 공간으로서 DDP가 갖는 가장 큰 매력과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건축학도였던 제가 너무나 존경했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공간 그 자체가 가장 큰 매력 아닐까 해요. 비정형 행태로 무엇이나 담을 수 있고 무엇이나 흐를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그 점은 흡입력 강한 매력인 동시에 아티스트에게 어려운 과제를 던지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롤러코스터 같은 긴장감을 주는 이 공간과 작품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고심하게 되거든요.

 

앞으로 DDP에서 혹은 DDP와 함께하고 싶은 조구만 스튜디오만의 ‘드림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이 건축물이 거대한 바위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회색이고, 모양도 그렇고요. 그래서 큰 바위 위에 앉아있는 엄청나게 큰 설치 미술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주변이 온통 마천루잖아요? 고층 빌딩에 둘러싸인 낮은 바위에 걸터앉아 무심하게 도시를 바라보는 오브제를 설치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한성자동차 드림그림 기획전

 

‘드림그림’ 장학사업에도 참여하셨는데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조구만 스튜디오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아티스트 입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마주할 일이 많지는 않아요. 관객을 만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고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자라나는 새싹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듣고, 우리를 좋아해 주는 관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어요. 관심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경청해 줬어요. 제게 동기를 부여해 준 그 눈빛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글 | 임지영

위로